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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뉴노멀

2020-06-30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은?

1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삶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해 혹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이 도래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뉴 노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도래한 저성장, 저소득, 저수익률, 고위험을 특징으로 하는 근본적인 경제 상황 변화를 칭하는 경제 용어였으나 현재는 그 의미가 경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변화를 지칭하는 범위로 확대되었습니다. 14세기 유럽 흑사병 창궐, 20세기 초 스페인 독감 대유행에 비견될 정도로 압도적인 감염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 19가 초래할 사회 전반의 변화, 포스트 코로나 뉴 노멀에 대한 논의가 최근 많이 오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우리가 마주쳐야 할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과 그로 인한 사회의 변화가 어떻게 전개될 지 알아보겠습니다.



비대면(언택트) 중시 현상의 대중화


2003년 사스(SARS),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등 전염병 유행으로 인한 피해는 꾸준히 있어왔으나 코로나19의 영향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비말을 통해 전염되는 코로나19의 감염경로와 약 2주에 달하는 잠복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치명·치사율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전파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이나 유럽, 중국에서는 사회 기능이 한동안 중지될 정도의 강력한 봉쇄정책이 진행되었으며, 한국에서도 위 국가들만큼은 아니지만 사람들 간의 접촉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정책이 강력하게 시행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사람 간의 직접 대면 접촉을 피하는 비대면 또는 언택트(Untact)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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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서비스 증가 추세  <출처 : 한국리서치>

언택트 현상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 분야는 실물 경제입니다. 공연장이나 스포츠 경기장 같은 인구 밀집 장소는 물론 작은 식당에까지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력이 미치면서 매출 감소와 경기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진행된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대면 서비스 분야는 대부분의 실물경제 영역의 침체 우려와는 반대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뚜렷하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실물경제 위기 속에서도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음식 배달 주문 앱,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 등 비대면 서비스 업체들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림 2.  가족 및 사회적 관계의 비대면 소통  <출처 : 한국리서치>

개인의 소비 생활 및 관련 산업군을 변화시키고 있는 언택트 트렌드의 영향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모임이나 경조사 뿐만 아니라 출퇴근도 제한 받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재택근무가 도입이 되고, 가까운 친지나 친구들이 모이지 못하는 등 인간 관계의 비대면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직접 만나서 소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로는 대중의 대면 관계에 대한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연장되면서 대면 관계와 사회적 활동에 대한 결핍이 누적되고 있으며, 이 결핍을 만족시키기 위해 대면 활동을 재개했다가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합니다. 비대면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관계의 결핍을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는지 대응 방안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디지털 시대 전환의 가속화


앞서 언급한 비대면-언택트 트렌드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디지털 시대 전환의 가속화를 동반합니다. 급증하고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현실에 구체화시키는 도구는 디지털 기술이며, 특히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맞춤형 콘텐츠 제공 서비스, VR을 활용한 다양한 원격 서비스, 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5G 초연결 사회 기간망 등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일상 생활의 많은 부분을 집에서 또는 실내에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일반화되면서 이를 위한 비즈니스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쿠팡,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구글 등을 활용하던 우리의 삶이 코로나 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점점 이들 서비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의존 심화 현상은 대중을 감시하는 감시사회, 이른바 빅브라더(Big Brother)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 삶의 상당한 부분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이 데이터로 변환되었고, 수많은 거대 기업들은 이 데이터를 파악하여 개인의 성향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제공합니다. 다행히 좋은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활용된다면 긍정적인 방향입니다. 그러나 특히 한국 방역 당국의 확진자 동선 추적을 빅브라더에 비교하는 일부 서구 언론의 비판도 제기되기는 등 디지털 가속화로 인한 빅브라더 출현에 대한 두려움과 견제 움직임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림 3.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출처 : New Zealand Productivity Commision>

디지털 서비스 의존 심화는 역설적으로 디지털 서비스에 의존하지 않는 사람 또는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소외를 만들어냅니다. 이른바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로 명명되는 이 현상은 디지털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의 점진적인 대중화 과정에서 주목 받기 시작하였다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였습니다. 강력한 사회적 봉쇄 정책을 진행하는 국가에서는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노년층이나 디지털 소외계층이 국가적 또는 사회적 방역 지원을 인식하는 속도가 떨어져 생존이 위협받는 사례가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디지털 격차가 단순히 시대에 뒤쳐져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정도의 문제(경제적, 계층적 갈등)에서 나아가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생존 갈등)까지 심화된 것입니다. 코로믹 19로 인해 심화된 디지털 소외 현상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문제 중 하나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세계화의 퇴조와 지역화의 부상


14세기 유럽 흑사병 창궐, 20세기 초 스페인 독감 대유행에 비해 이번 코로나19 대유행의 의미가 큰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결과가 세계화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교통 및 통신의 발달로 국가와 사회간의 거리가 크게 좁혀지고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한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이 다른 지역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세계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19 유행이 미주, 유럽, 아시아 등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된 이유로 세계화로 인한 활발한 인구 이동을 꼽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그림 4.  한국 기업의 리쇼어링 움직임  <출처 : Business Korea>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강력한 봉쇄정책은 사회 구성원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에도 적용됩니다. 봉쇄로 인한 국가 간 교류 축소 또는 단절로 인해 인구 이동이 제한되고, 이로 인해 물자의 이동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으로 들어섰습니다.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화(Globalisation)에서 벗어나 반대방향인 지역화(Localisation)로 이동하는 시발점이라고 평가하는 전문가들은 효율성을 강조한 국가 간 분업 체계를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을 만들어낸 세계 무역 체계가 앞으로는 자국 가치사슬을 강화하여 안정적인 제조 생태계 구축을 강조하는 리쇼어링에 밀려 흔들려 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림 5. 美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출처 : KOTA TV>

탈세계화는 무역과 경제에서만 발생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국가 간 보호장벽 강화를 통한 무역 블록화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인적 교류의 장벽 설치는 필연적으로 국가 간의 교류를 위축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 공조가 필요한 사회문제 대응에서도 균열이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로 가시화된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국제 공조의 균열이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는 국제 공조가 필요한 사회문제 해결보다는 국가 또는 지역 내 사회문제에 대한 접근 및 해결이 중요한 관심사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집중화와 파편화의 동시 전개


코로나19 팬데믹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대면 관계에서 비대면 관계로 전환시켜 인간관계와 사회적 활동의 파편화를 초래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온라인 디지털 대면서비스를 통한 집중화도 동시에 발생시켰습니다. 사람들이 주요 사용하는 온라인 서비스로 이용 인구가 몰리면서 분야별로 주요 온라인 서비스 기업 또는 커뮤니티만 살아남는 집중화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일상 생활에서의 대면 관계 단절이 발생하는 파편화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습니다.


집중화와 파편화의 동시 전개 상황은 비대면 서비스의 활성화와 지역화 부상이라는 트렌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비대면 서비스의 특성상 접근성이라는 물리적 제한이 없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수록 더 유리해지기 때문에 상위 1~2개의 기업 또는 커뮤니티로 인구가 집중화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접근성이 제한되기 때문에 생활 영역이 좁혀지고, 가격이나 효율성보다는 안전성을 우선시하여 인근 지역의 안전이 보장되는 영역에서만 생활하는 행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이 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의 고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투명 플라스틱 가림막을 앞에 두고 점심을 먹는 모습,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기업에서 투명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하는 모습, 일본 도쿄의 한 주점에 설치된 투명 플라스틱 가림막,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다량 진열된 태국의 한 상점.  연합·AFP·로이터연합뉴스

그림 6. 코로나19가 다시 불러들인 '플라스틱 만능 세상'  <출처 : 경향신문>

소비 행태의 변화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흐름은 사회문제 해결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대형 이슈가 나타나면서 한동안 안전과 방역에 관련된 이슈에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었으며, 환경·사회복지·노동·소득격차 등의 다양한 사회문제 이슈가 코로나19 유행 확산 및 경제 후폭풍 대응 이슈에 묻혀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위협이 종식되기 전까지는 앞으로 코로나19 극복이 모든 이슈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사회문제 대응의 파편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행 확산세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서 수면 위로 가라앉았던 문제들이 포스트 코로나 뉴 노멀과 연관되어 주목 받았습니다. 주 생활 반경이 지역으로 제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지역으로 향하고, 이에 따라 사회문제 관심사도 글로벌이 아닌 지역화, 특히 지역의 다양한 문제로 이동하여 파편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문제들에 대응하려는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 주체들이 각자 저마다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 영향에 따라 사회문제 대응 영역, 대상, 방법의 파편화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영역, 대상, 방법뿐만 아니라 사회적 우선 가치의 파편화도 예상됩니다.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외면 받던 1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안전성이 우선적인 가치로 올라선 현재에는 다시 선호 받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그리고 뉴 노멀


코로나19 이후에 도래할 뉴 노멀의 핵심 키워드는 비대면입니다. 전염병 유행 우려로 인해 사람들 간의 대면이 위축되고 그로 인한 교류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대면 서비스가 주목 받게 되고 자연스럽게 디지털 화의 가속화, 지역화(로컬라이제이션)의 부상, 집중화와 파편화의 역설적인 동시 전개 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우리의 삶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미래, 그리고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겪게 될 우리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상상과 이성적이고 냉정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작성자: 컨설팅 1팀 김태훈 컨설턴트 (thkim@bridgepost.kr)
MSc in Management

University of Bath, U.K.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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